클리커 트레이닝의 원리
돌고래 훈련법을 개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수족관이나 텔레비전에서 환상적인 돌고래 쇼를 본 적이 있다면 돌고래가온갖 종류의 훈련이 가능한 동물이란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돌고래는 신호에 따라 다른 돌고래나 조련사와 상호 작용하며 관중들에게 눈부신 곡예와 놀랍도록 정교한 행동을 선사해 보입니다.
관중들은 돌고래가 얼마나 똑똑한지, 얼마나 열정적으로 반응하는지 개도 매사에 그런 열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에 경이로워하며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돌고래는 천재가 아닙니다. 조련사들도 천재가 아니긴 마찬가지입니다. 쇼를 펼치는 동안의 날렵한 반응, 정교한 행동, 즐거운 에너지 등이 돌고래의 온몸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이유는 전적으로 조련사가 그들을 훈련시킬 때 사용하는 '원리' 때문입니다.
이 놀라운 원리와 테크닉은 개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처벌 같은 건 아예 잊고 시작해야 합니다. 돌고래 훈련법에서 우리가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조련사들이 벌을 줄 수 없는 동물과 일하고 있다는 사실인데요. 돌고래 조련사가 되었다고 상상해 봅시다. 돌고래가 좀처럼 말을 안 들어서 엄청나게 열 받았다 해도 돌고래에게 앙갚음을 할 길이 없습니다. 심지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을 뒤집어씌우는 등 일부러 당신을 화나게 만들었다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저 깊은 물속으로 헤엄쳐 도망가 버리면 그만인 동물에게 줄이나 채찍은 물론 주먹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굶겨서 협조적으로 나오게 만들 수도 없습니다.
돌고래는 자기가 먹는 물고기에서 수분을 얻기 때문에 벌을 줄 목적으로 물고기를 안주면 급격한 탈수 상태에 빠지고 동시에 식욕을 잃으면서 곧 명을 다하게 됩니다. 소리를 지르는 것도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관심이 없을테니까요.
어쩌면 '그래도 나는 돌고래를 벌 줄 방법을 기필코 찾아낼 테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을겁니다. 애초에 벌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련사들은 정적 강화물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돌고래로부터 원하
는 행동을 무엇이든지 얻어 낼 수 있습니다.
대개 훈련용 호루라기를 한두 번 불거나 물고기 한 양동이를 준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정적 강화를 통해 모든 행동을 해 낼 수 있습니다.
지시에 대해 정확하고 신속한 반응을 끌어낼 때도, 즉 복종 훈련을 할 때도 그리고 같은 수조 안에 있는 다른 돌고래를 공격하거나 수문을 통과하길 거부하는 등의 잘못된 행동을통제할 때도 정적 강화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적 강화를 제대로 잘 사용하면 동물이 아주 똑똑하게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그렇게 행동하는 것 자체를 사랑하게끔 만들 수 있습니다.
특정 행동을 하게 만들 때는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때는 개를 훈련시킬 때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 속에는 강압적인 무엇이 포함되는 경우가 꽤 있고 이것은 불가피합니다.
칭찬과 쓰담듬어 주기를 사용한다 할지라도 개는 어쩔 수 없이 훈련 과정 중에 혼란과 두려움을 경험하게 되고 어쩌면 육체적 고통까지 겪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개들은 이런 부정적인 경험들을 나름대로 잘 견뎌 낼 수도 있겠지만 야생 동물 같은 돌고래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부정적인 방법들을 이용해 돌고래를 조련시키려 한다면 마지못해 배울 수는 있겠지만 활기 없이 움직임이 느릿느릿할 것이며 뚱한 모습으로 못미더운 수준의 임무를 해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사람에게 공격성을 드러낼 수도있습니다. 돌고래 훈련법인 정적 강화를 통해 개를 트레이닝시키면 개는 그야말로 멋지게 쇼를 선보이는 돌고래처럼 행동합니다. 열정적이고 협조적인 태도로 완벽하게 집중해서 정교하고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해냅니다.
개 훈련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그들이 크게 오해하고 있는게 있습니다.많은 사람들이 정적 강화가 그저 음식 또는 먹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것입니다.
돌고해로부터 멋진 행동을 얻어 낼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은 음식이 아닙니다. 돌고래는 호루라기 소리를 듣기 위해 움직입니다. 호루라기 소리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냈을 때 주어지는 마법의 신호 즉, 조건 강화물이라고 합니다.
돌고래를 훈련시킬 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호루라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곧 물고기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돌고래가 호루라기 소리가 난 다음에는 곧 물고기가 온다는 사실을 배우고 나면 조련사는 호루라기 소리를 자기가 좋아하는 행동을 표시 mark 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지시 신호에 반응하는 것 같이 좀 더 복잡한 행동을 형성하거나 개발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전체 과정을 예를 들어 간략히 설명해 보면 이렇습니다. 우연히 돌고래가 공중으로 점프를 했는데 그 순간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물고기를 얻게 되는 일이 몇 번 일어났다고 쳐봅니다.
곧 돌고래는 조련사가 나타날 때마다 점프를 해 대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제 조련사는 한쪽 팔을 올렸을 때 점프하는 것만이 효과가 있다.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는 사실을 돌고래가 발견하게끔 만들어 줄 수 있다.
즉, 팔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점프해!" 라는 신호를 만드는 것이다. 조련사는 점차 다른 조건condition 들을 추가해 나갈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조련사의 반대 방향이자 관중석이 있는 방향으로 점프를 했을 때만, 2미터 높이 이상 뛰어올랐을 때만, 혹은 조련사 의 팔이 올라간 후 3초 이내에 뛰었을 때만 효과 있는 점프라는 조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트레이닝 세션8이 끝날 때마다 수신호에 따라 머리 숙여 작별 인사하는 것을 훈련시킬 수도 있다. 이때 우리로선 당연히 조련사가 돌고래를 훈련시킨 것으로 여기지만 돌고래 입장에서는 자기도 조련사를 훈련시켰다고 여길지 모릅니다.
'조련사가 손을 쭉 뻗어 올릴 때 점프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고 그때마
다 조련사는 나를 위해 호루라기를 불고 물고기를 줘야 해!" 아무튼 여기서 호루라기 소리가 지시어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돌고래에게 뭔가를 시작하라고 알려 주는 것은 호루라기 소리가 아니라 수신호다.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 동안 혹은 그 행동이 끝나는 순간에 들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돌고래에게 말해 주는 것은 조련사가 그 행동을 좋아한다는 사실과 그래서 돌고래는 그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물고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꼭 음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음식 대신 톡톡 몸을 두드려 주거나, 장난감을 줘도 되며, 또 다른 행동을 해도 되는 기회를 조건 강화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호루라기 소리는 조건 강화물이 되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음식, 쓰다듬어 주기, 또는 또 다른 기쁨을 주는 어떤 것들을 무조건 강화물이라고 부릅니다. 호루라기 소리 같은 조건 강화물은 동물이 원하게끔 학습된 것인 반면, 앞의 내용 같은 무조건 강화물은 학습 과정 없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동물이 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